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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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필립 피셔
3줄 요약
1. 성장주 투자의 틀을 세운 책으로, 숫자보다 사업의 질을 보는 방법을 다룹니다.
2. 기업을 점검하는 15개 항목과 주변 취재 기법이 핵심 도구입니다.
3. 좋은 기업을 찾았다면 웬만해서는 팔지 말라는 것이 결론입니다.
에디터 인사이트
워런 버핏은 자신이 85퍼센트의 그레이엄과 15퍼센트의 피셔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레이엄이 싸게 사는 법을 가르쳤다면 피셔는 좋은 회사를 알아보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이 책이 그 15퍼센트입니다.
피셔의 방법은 재무제표 밖에 있습니다. 그는 회사의 경쟁사와 거래처와 전직 임원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공시에 나오지 않는 조직의 실제 상태를 파악하려는 시도였고, 지금도 탐방과 산업 취재의 원형으로 언급됩니다.
15개 점검 항목이 향하는 곳
항목들은 대체로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이 회사가 앞으로 10년 뒤에도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입니다. 연구개발이 매출로 이어지는가, 경영진이 나쁜 소식을 솔직하게 전달하는가, 노사 관계가 안정적인가 같은 질문들이 그 아래 놓입니다.
매도에 대한 그의 입장은 강경합니다. 처음 판단이 옳았다면 파는 시점은 사실상 오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 대목은 반론도 많으니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기 상황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을 모으는 방법
피셔가 스커틀벗이라고 부른 방식은 한 회사를 알기 위해 그 회사 바깥을 도는 것입니다. 경쟁사에 그 회사의 강점을 묻고, 납품업체에 대금 지급 관행을 묻고, 고객에게 왜 계속 쓰는지 묻습니다. 회사가 스스로 하는 말보다 주변이 하는 말이 정확하다는 전제입니다.
그가 특히 중요하게 본 항목은 경영진이 나쁜 소식을 다루는 방식이었습니다. 잘될 때만 적극적으로 알리고 문제가 생기면 입을 닫는 회사는, 숫자가 좋아 보여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재무제표에 드러나기 전에 조직의 상태를 읽는 방법이라고 본 것입니다.
언제 파는가
피셔가 매도를 인정하는 경우는 세 가지뿐입니다. 처음 판단 자체가 틀렸을 때, 회사가 더 이상 15개 항목을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변했을 때, 그리고 훨씬 나은 대상을 찾았을 때입니다. 세 번째에 대해서는 본인도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주가가 올랐다는 이유는 목록에 없습니다.
개인이 그대로 하기 어려운 것
솔직히 말하면 스커틀벗은 개인이 재현하기 어렵습니다. 경쟁사 임원을 만나고 전직 직원과 이야기할 접근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피셔 본인도 전업 투자자였고 이 조사에 시간을 통째로 썼습니다. 이 책을 방법론 매뉴얼로 읽으면 실행 단계에서 막힙니다.
대신 질문의 목록은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답을 직접 취재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질문에 답할 수 없는 회사인지를 아는 것만으로 걸러지는 대상이 생깁니다.
국내에서 사실을 모으려면
국내에는 전자공시시스템이 있습니다. 사업보고서의 사업 내용과 연구개발 실적, 주요 계약, 소송 현황 같은 항목은 피셔의 질문 상당수와 겹칩니다. 기업설명회 자료와 실적발표 녹취도 공개되는 경우가 많아, 경영진이 부진한 분기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곤란한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지를 몇 분기에 걸쳐 지켜보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스커틀벗에 가깝습니다.
배당에 대한 피셔의 입장
배당을 보는 시각도 그레이엄과 갈립니다. 피셔는 좋은 회사가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 주는 것보다 다시 사업에 넣는 편이 낫다고 봤습니다. 재투자 수익률이 충분히 높은 회사라면, 배당으로 받아 세금을 내고 다시 굴리는 것보다 회사가 굴리게 두는 쪽이 유리하다는 계산입니다.
다만 이 논리는 조건부입니다. 재투자한 돈이 실제로 성과를 내는 회사에만 해당합니다. 쓸 곳이 마땅치 않은데도 쌓아 두기만 하는 회사라면 같은 논리가 정반대로 뒤집힙니다.
1958년 책이라 문장이 다소 예스럽고 사례도 오래되었습니다. 대신 질문의 목록 자체는 지금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