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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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투자 심리학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3줄 요약

1. 유럽에서 80년 가까이 시장을 지켜본 투자자가 노년에 남긴 회고이자 조언입니다.

2.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실적이 아니라 돈의 양과 사람들의 심리라고 봅니다.

3. 소신파와 부화뇌동파를 나누고, 주식이 어느 쪽 손에 있는지가 국면을 결정한다고 설명합니다.

에디터 인사이트

코스톨라니의 가장 유명한 비유는 개와 주인입니다. 산책하는 주인과 개를 떠올려 보라고 그는 말합니다. 개는 주인보다 앞서 달려 나갔다가 다시 뒤처지기를 반복하지만 결국 주인이 가는 방향으로 갑니다. 주인이 실물 경제, 개가 주가입니다.

또 하나 강조한 것은 소신파와 부화뇌동파의 구분입니다. 소신파는 돈과 생각과 인내를 모두 갖춘 사람이고, 부화뇌동파는 남이 사니까 사는 사람입니다. 주식이 부화뇌동파의 손에 몰려 있으면 시장은 취약해지고 소신파에게 넘어가 있으면 바닥이 다져진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생애 동안 큰 실패를 겪었고 그때마다 회복했습니다. 이 책의 조언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이론이 아니라 그 이력에서 나옵니다.

돈과 심리의 곱

그가 시장을 읽는 틀은 두 가지뿐입니다. 시장에 들어와 있는 돈의 양과 사람들의 심리입니다. 둘 다 좋으면 오르고 둘 다 나쁘면 내립니다. 하나만 좋을 때가 방향을 알기 어려운 구간입니다.

실적이나 밸류에이션이 이 틀에서 빠져 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코스톨라니는 기업의 사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주가에 반영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길다고 보았습니다. 개와 주인 비유가 여기서 나옵니다.

달걀 모형

그가 국면을 설명할 때 쓰는 그림이 달걀입니다. 시장은 조정 국면과 동행 국면, 과장 국면을 돌며 상승과 하락 양쪽에서 같은 구조를 반복합니다. 조정 국면에서는 거래량이 줄고 주식이 소신파에게 넘어가며, 과장 국면에서는 거래량이 폭발하고 주식이 부화뇌동파에게 넘어갑니다.

이 모형의 쓸모는 예측이 아니라 자기 위치 확인에 있습니다. 지금 내가 사는 이유가 스스로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남들이 사서인지를 되묻게 만드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검증이 아니라 회고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이 책은 데이터로 검증된 방법론이 아니라 한 사람의 회고입니다. 달걀 모형은 지나고 나서 국면을 이름 붙이기는 쉬워도 지금이 어느 국면인지 실시간으로 판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신파와 부화뇌동파의 구분도 사후에는 분명하지만 당시에는 서로가 서로를 상대편으로 봅니다.

그러니 매수 신호를 얻으려고 읽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80년을 시장에 있던 사람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겼는지를 가져오는 쪽이 이 책의 용도에 맞습니다.

국내 수급으로 바꿔 읽으면

사례는 20세기 유럽이지만 그가 본 구도는 지금 국내 시장에서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사는 개인과 기관, 외국인의 매매 동향을 매일 공개합니다. 신용융자 잔고나 거래대금 추이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코스톨라니의 표현을 빌리면 이 숫자들은 주식이 지금 누구 손에 있는지를 알려 주는 자료입니다. 다만 그 자체가 매매 신호는 아닙니다. 과열이 얼마나 더 갈지는 이 지표들이 답해 주지 않습니다.

그가 남긴 가장 유명한 조언

코스톨라니가 반복해서 말한 처방이 있습니다. 우량주를 사 두고 수면제를 먹은 뒤 몇 년 지나 깨어나라는 것입니다. 농담의 형식을 빌렸지만 그가 평생 관찰한 결론이 여기에 압축되어 있습니다. 개는 앞뒤로 뛰지만 방향은 주인이 정한다는 이야기와 같은 말입니다.

함께 강조한 것이 빚입니다. 그는 빌린 돈으로 투자하면 시간을 견디는 능력 자체가 사라진다고 보았습니다. 방향이 맞아도 도착하기 전에 쫓겨나기 때문입니다. 수면제 이야기가 성립하려면 그 돈이 몇 년 없어도 되는 돈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다만 분석 기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재무제표 읽는 법이나 밸류에이션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시장을 오래 겪은 사람의 태도를 옮겨 받는 쪽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