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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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대한 생각
하워드 막스
3줄 요약
1. 리스크를 변동성이 아니라 영구적인 자산 손실 가능성으로 정의합니다.
2. 남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 너머를 보는 2차적 사고를 다룹니다.
3.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 종목 선택보다 앞선다고 봅니다.
에디터 인사이트
하워드 막스는 오크트리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입니다. 그가 고객에게 보내는 메모를 워런 버핏이 도착하는 대로 가장 먼저 읽는다고 밝힌 일화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그 메모들을 주제별로 다시 엮은 것입니다.
2차적 사고란 무엇인가
1차적 사고는 좋은 회사니까 사자고 말합니다. 2차적 사고는 좋은 회사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으니 그것이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 않은지 묻습니다. 같은 정보를 보고 남과 다른 결론에 이르러야 초과 수익이 생긴다는 것이 그의 출발점입니다.
리스크에 대한 정의도 통념과 다릅니다. 가격이 많이 출렁이는 자산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원금을 영구히 잃을 가능성이 있는 자산이 위험하다고 봅니다. 이 구분을 받아들이면 하락장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진자는 중간에 머물지 않는다
막스가 사이클을 설명할 때 쓰는 비유가 진자입니다. 시장의 심리는 탐욕과 공포 사이를 오가는데, 중간 지점에 머무는 시간은 아주 짧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한쪽 극단으로 가거나 그쪽에서 돌아오는 데 씁니다.
그래서 그가 던지는 질문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입니다. 미래를 맞히려는 대신 현재 위치를 읽으려는 태도입니다. 자금 조달이 지나치게 쉬워졌는지, 나쁜 소식에도 가격이 오르는지 같은 신호로 위치를 가늠합니다.
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막스가 말하는 좋은 성과는 매년 시장을 앞서는 것이 아닙니다. 나쁜 해에 덜 잃어서 오래 남는 것입니다. 그는 이것을 방어적 투자라고 부르며, 화려한 승리보다 큰 실패를 피하는 쪽에 무게를 둡니다.
여기서 리스크에 대한 그의 또 다른 지적이 이어집니다. 위험을 감수하면 더 벌 수 있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위험을 감수했기 때문에 더 벌 수도 있고 더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정확한 서술이며, 그 불확실성이 바로 위험의 정의라는 것입니다.
저자의 자리와 우리의 자리
감안할 점이 있습니다. 막스는 부실채권과 하이일드 채권을 주로 다루는 기관 운용자입니다. 그가 말하는 저평가 판단에는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과 정보, 그리고 기다릴 수 있는 자금의 성격이 깔려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 가져올 것은 종목을 고르는 기술보다 판단의 틀입니다. 지금 가격에 무엇이 이미 반영되어 있는지 묻는 습관, 그리고 원금을 영구히 잃는 경우와 잠시 출렁이는 경우를 구분하는 기준입니다.
국내 시장에 대입해 보면
2차적 사고를 국내에 적용하기 좋은 사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입니다. 지배구조와 주주환원이 약하다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 반복되어 왔습니다. 1차적 사고라면 그래서 사지 말자고 답합니다. 2차적 사고는 그 사실이 이미 가격에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 반영이 지나쳐 있지는 않은지를 묻습니다.
답이 정해져 있는 질문은 아닙니다. 다만 모두가 아는 악재는 대체로 가격에 들어가 있고, 초과 수익은 그 반영이 과했거나 부족했던 자리에서 나온다는 것이 이 책의 시각입니다.
원문 메모를 먼저 읽어 보는 방법
이 책의 재료가 된 메모들은 오크트리 캐피털 웹사이트에 지금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책을 사기 전에 메모 두어 편을 읽어 보면 문체와 밀도가 자기에게 맞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시기에 쓰인 메모는 사후에 정리된 책보다 당시의 판단 과정이 더 날것으로 남아 있습니다.
추상적인 서술이 많아 처음 읽을 때는 손에 잘 잡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장을 몇 번 겪어 본 뒤 다시 펼치면 그때 보이지 않던 문장이 눈에 들어오는 유형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