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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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바이블
워런 버핏
3줄 요약
1. 버핏이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과 주주총회 문답을 주제별로 엮은 책입니다.
2. 해자와 능력의 범위라는 두 개념이 판단의 축으로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3. 저자가 직접 쓴 단행본이 아니라 원문을 모아 정리한 자료집에 가깝습니다.
에디터 인사이트
버핏은 투자 이론서를 쓴 적이 없습니다. 대신 매년 주주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것이 사실상 그의 저작입니다. 이 책은 흩어진 서한과 주주총회 발언을 주제별로 재배열한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다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 펼치는 방식이 어울립니다.
두 개의 필터
첫째는 해자입니다. 경쟁자가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구조를 가진 회사인가를 묻습니다. 브랜드, 전환 비용, 규모의 경제 같은 것들이 여기 해당합니다. 둘째는 능력의 범위입니다. 내가 이 사업을 이해하는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아 보여도 건너뛴다는 원칙입니다.
그가 1990년대 후반 기술주 열풍에서 비켜서 있었던 것도 이 두 번째 필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시대에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원문은 무료로 공개되어 있다
이 책을 펴기 전에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재료가 된 주주서한 원문은 버크셔 해서웨이 홈페이지에 수십 년치가 무료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영어로 읽을 수 있다면 관심 있는 해의 편지를 먼저 몇 편 읽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편집서가 쓸모 있는 이유는 분류에 있습니다. 같은 주제에 대한 발언이 여러 해에 흩어져 있어, 주제별로 모아 놓으면 그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싼 주식에서 좋은 회사로
그 변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매수 기준입니다. 초기의 버핏은 스승 그레이엄을 따라 값이 싼 회사를 찾았습니다. 담배꽁초를 주워 한 모금 피우는 것에 비유한 방식입니다.
이후 그는 방향을 바꿉니다. 평범한 회사를 아주 싸게 사는 것보다 훌륭한 회사를 적당한 가격에 사는 편이 낫다는 쪽으로 옮겨 갑니다. 시즈캔디 인수가 그 전환점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이 변화를 알고 읽으면 서로 다른 해의 발언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대목이 이해됩니다.
편집서라서 생기는 문제
단점도 분명합니다. 발언이 주제별로 재배열되면서 당시의 시장 상황이라는 맥락이 떨어져 나갑니다. 어떤 해에 어떤 국면에서 나온 말인지 모르면 원칙처럼 읽히지만, 실제로는 특정 상황에 대한 답변이었던 경우가 있습니다.
중복도 많습니다. 그는 같은 이야기를 해마다 조금씩 다르게 반복했기 때문에, 주제별로 모으면 비슷한 문단이 연달아 나옵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기보다 필요한 주제를 찾아 펼치는 편이 낫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에게 남는 것
능력의 범위라는 개념은 국내에서 오히려 적용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서비스와 일하는 산업이 여기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름만 들어 본 해외 기업을 이해했다고 착각하기는 더 쉽습니다.
그의 원칙이 미국 밖에도 적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버크셔는 2020년부터 일본의 대형 상사들에 투자해 비중을 늘려 왔습니다. 사업 구조가 단순하고 이익이 꾸준하며 가격이 이익 대비 낮다는 기준이 지역과 무관하게 작동한 예로 자주 인용됩니다.
그가 반복해서 경계한 것
그는 좋은 회사를 고르는 법만큼이나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자주 이야기했습니다. 빌린 돈으로 투자하는 것,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업에 들어가는 것, 그리고 남들이 서두른다는 이유로 기준을 낮추는 것입니다.
세 가지 모두 판단력이 아니라 인내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가 남긴 기록의 상당 부분이 무엇을 사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힙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버핏의 방식은 기업 전체를 인수하거나 대규모 지분을 장기 보유하는 위치에서 나온 것입니다. 소액으로 참여하는 개인이 그대로 복제하기 어려운 조건이 섞여 있으니, 종목 선택보다 판단의 기준을 가져오는 쪽이 현실적입니다.